[정은상의 창직칼럼] 익혀서 더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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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이란 배울 학, 익힐 습의 합성어로 배워서 익히는 것을 말한다. 먼저 배움은 보고 듣고 읽고 쓰는 모든 과정을 통해 이치를 깨닫고 궁극적으로 앎에 이르는 것을 뜻한다. 단순히 그저 한번 보았다든가 들었다는 것만으로는 온전히 배웠다고 말할 수 없다. 익힘은 배운 것을 실제로 경험하면서 꾸준한 노력을 통해 체득하는 것이다. 그런데 때로는 배울 때보다 익히면서 더 많이 배울 수 있다. 익히면서 배워보자. 물론 이론적인 뒷받침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다짜고짜 경험하려 들면 시행착오가 많이 발생하겠지만 반대로 열심히 배우기는 하는데 익히는데 들이는 노력과 인내가 부족하다면 그런 배움은 진정한 자신의 것이 되지 못한다. 

무려 288권의 책을 지은 고정욱 작가가 들려준 얘기다. 그의 막내 딸이 미국 플로리다에서 파일럿이 되기 위해 공부하고 있는데 학교에 입학한 지 얼마되지 않아 실습비가 필요하다고 해서 서둘러 보냈더니 실습이 시뮬레이션 정도가 아니라 실제 항공기를 조종하고 있는 사진을 보내와서 깜짝 놀랐다고 한다. 우리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스피디한 익힘이다. 담당 교수는 기초적인 내용을 알려준 다음 실제로 항공기를 조종하도록 한 후 다시 이론적으로 왜 그런 상황에서 그렇게 해야 했는지 설명을 해주니 머리에 쏙쏙 들어와서 너무나 효율적인 학습을 하고 있단다. 우리 같으면 수개월 동안 이론을 설명하고 이해시키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보낼텐데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한국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적어도 고위직 장교들은 이론적인 공부는 기본이고 대부분 전세계 여기저기 전장에서 실전 전투 경험을 두루 갖춘 경험자들이라고 한다. 필자의 브랜드를 네이밍한 맥아더스쿨의 바로 그 더글라스 맥아더 장군도 1,2차 세계대전에 모두 참전한 역전 노장이다. 그러니 1950년 9월 15일 그의 나이 70세에 5000분의 1의 확률을 뚫고 인천상륙 작전을 성공으로 이끌었다. 건물을 짓기 위해 설계를 하지만 막상 기초를 파고 기둥을 세우고 지붕을 얹는 시공 과정에서 설계할 때 예측하지 못했거나 건축주의 요청으로 설계 변경이 발생하는데 이런 과정을 통해 설계사와 시공자가 더 많이 배운다고 한다.

우리는 대체로 너무 많은 것을 머리속에 집어넣으려 한다. 어릴적부터 읽고 외우던 습관이 있어서 그저 많은 것을 기억하려 한다. 하지만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의 이치는 머리속에 든 것으로만 해결되지 않는다. 실행에 옮기는 과정에서 더 많이 깨달아 알게 되고 깨달음이 다시 배움으로 이어져 점점 실력이 쌓이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뭐니뭐니해도 배움보다 익힘에 우선순위를 두고 과감하게 실행에 옮기는 적극적인 태도가 요구된다. 아무리 어려운 문제가 있어도 차근차근 익히며 배우면 오르지 못할 나무가 없다. 그래서 익히는 과정에서 더 많이 배우게 된다는 통찰력이 중요하다. 그리고 너무 많이 배우면 오히려 실행력이 떨어지기도 한다. 익혀서 더 배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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